핵심 요약
특수강제추행은 2명 이상이 합동하여 강제추행을 한 경우 성립하며, 벌금형 없이 5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규정된 무거운 죄입니다(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2항).
이 죄가 인정되려면 두 사람 사이의 공모, 실행행위의 분담, 시간적·장소적 협동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전제로 강제추행 자체가 성립해야 합니다.
이 사례에서는 CCTV, 결제·이동 기록, 사건 직후 메시지 등 객관적 자료로 공모와 강제성이 없었음을 소명해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았습니다.
특수강제추행이란 무엇인가요?
강제추행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추행을 하는 범죄입니다. 여기에 위험한 물건을 지녔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해서 범행했다는 사정이 더해지면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제추행이 됩니다.
두 죄의 가장 큰 차이는 벌금형이 있느냐입니다.
구분 | 근거 법률 | 법정형 | 벌금형 |
|---|---|---|---|
강제추행 | 형법 제298조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 | 가능 |
특수강제추행 | 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2항 | 5년 이상 유기징역 | 없음 |
같은 신체 접촉이라도 '합동'이 인정되느냐에 따라 벌금으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이 실형을 걱정해야 하는 사건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이런 고소를 당했다면 합동이 정말 있었는지가 첫 번째 쟁점이 됩니다.
'2명 이상이 합동했다'는 것은 언제 인정되나요?
대법원은 합동범이 성립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모두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97도1757 판결 등).
공모: 함께 범행하자는 의사의 연결. 명시적인 약속이 아니어도 암묵적으로 뜻이 통했다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행행위의 분담: 각자 범행의 일부를 실제로 맡아 행동했어야 합니다.
시간적·장소적 협동관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서로 협력하는 관계에 있었어야 합니다.
즉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서로 짜고, 함께, 각자 역할을 하며 범행했다는 점이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사건개요
※ 의뢰인 보호를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바꾸거나 생략했습니다.
의뢰인은 여러 지인이 함께한 술자리에 참석했습니다. 모임이 끝난 뒤, 같은 자리에 있던 한 사람이 "의뢰인과 일행 한 명이 나를 사이에 두고 함께 몸을 만졌다"며 두 사람을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무엇이 위험했나요?
성범죄 사건은 목격자나 물증이 적은 경우가 많아, 고소인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면 수사가 그 진술을 따라 진행되기 쉽습니다.
여기에 '합동' 혐의가 붙어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재판에 넘겨지면 벌금형이라는 선택지 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신상정보 등록 같은 불이익도 뒤따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대응했나요?
1. 두 사람이 함께 범행할 관계가 아니었음을 보여줬습니다
당시 의뢰인과 다른 피고소인이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 동선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했습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에도 사전에 무엇을 계획하거나 역할을 나눈 흔적이 없었습니다. 같은 술자리에 앉아 있었을 뿐, 함께 범행할 의사나 협력 관계는 없었다는 점을 법리에 맞춰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2. 강제로 만졌다는 주장에 객관적 자료로 답했습니다
강제추행의 폭행·협박은 상대방의 저항을 어렵게 할 정도까지는 필요 없지만, 적어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이었다는 점은 증명되어야 합니다. 술집 CCTV 영상, 결제 기록, 이동 기록을 분석한 결과 당시 분위기는 자연스러운 대화와 어울림에 가까웠습니다. 모임이 끝난 직후 고소인이 의뢰인 일행과 편하게 나눈 메시지, 함께 이용한 택시 기록도 이 점을 뒷받침했습니다.
3. 고소인 진술과 물증이 맞지 않는 부분을 짚었습니다
고소인이 말한 접촉 시점과 장소를 CCTV와 동선 기록에 하나씩 대조했습니다. 그 결과 진술 속 장면이 객관적 기록과 시간이나 위치에서 어긋난다는 점이 드러났고, 이를 의견서로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결과: 경찰 단계 불송치(혐의없음)
경찰은 변호인 의견서와 제출 자료를 검토한 뒤 다음 두 가지를 이유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두 사람이 추행을 함께 계획하거나 역할을 나눴다고 볼 증거가 부족함
고소인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적인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볼 객관적 증거가 없음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특수강제추행도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나요?
특수강제추행은 법에 벌금형이 없고 5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수사 단계에서 '합동'이 인정되지 않도록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동이 부정되면 일반 강제추행으로 판단될 여지가 생기고, 그 경우에는 벌금형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 있기만 해도 공범이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합동범이 되려면 공모, 실행행위의 분담, 시간적·장소적 협동관계가 모두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동석했거나 옆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불송치(혐의없음)는 무슨 뜻인가요?
경찰이 수사한 결과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종결하는 결정입니다. 다만 고소인은 이 결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 다시 판단을 받게 됩니다.
참고로 2026년 10월 2일부터는 성폭력 사건에 불송치 결정이 없어졌습니다. 경찰의 판단과 관계없이 모든 성폭력 사건이 일단 검찰로 송치되고, 기소 여부는 검사가 판단합니다. 이 사례는 제도가 바뀌기 전에 처리된 사건입니다.
어떤 자료가 무혐의 판단에 도움이 되나요?
사건 전후의 메시지, CCTV 영상, 결제 및 교통 이용 기록처럼 시간과 장소가 남는 객관적 자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거나 구하기 어려워지므로, 고소 사실을 알게 된 즉시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 조사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당시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그 내용을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모아 두어야 합니다. 기억에 의존한 진술은 사소한 부분이 어긋나도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첫 조사 전에 진술 내용을 자료와 맞춰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변호사의 한마디
성범죄 혐의는 "그런 적 없다"는 말만으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결론을 바꾸는 것은 그날의 기록입니다. 특히 특수강제추행처럼 벌금형이 없는 혐의는 첫 경찰 조사 전에 어떤 자료로 무엇을 다툴지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슷한 고소를 당하셨다면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작성자: 유상배 변호사 (법률사무소 백헌 대표변호사, 검사 출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