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형사공탁은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해도 피해 금액을 법원 공탁소에 맡기는 공탁으로 피해 회복 노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를 모를 때 쓰는 형사공탁 특례(공탁법 제5조의2, 2022. 12. 9. 시행)는 기소되어 재판 중인 피고인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다만 공탁은 합의와 같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므로,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정도도 합의보다 작습니다.
2025년 1월 17일부터 법원은 공탁이 있으면 판결 전에 피해자 의견을 들어야 하고, 공탁금은 원칙적으로 다시 찾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공탁의 종류
구분 | 근거 | 쓰는 경우 |
|---|---|---|
변제공탁 | 민법 제487조 |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지만 피해자가 돈을 받지 않는 경우 |
형사공탁 특례 | 공탁법 제5조의2 | 법령 때문에 피해자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재판 중인 사건) |
형사공탁 특례에서는 피해자의 이름·주소 대신 재판 중인 법원과 사건번호, 공소장 등에 적힌 피해자 명칭을 적고, 그 법원이 있는 곳의 공탁소에 공탁합니다. 성범죄처럼 피해자 신원이 보호되는 사건에서 많이 쓰이지만, 성범죄에만 한정된 제도는 아닙니다.
합의와 공탁은 어떻게 다른가요?
구분 | 합의 | 공탁 |
|---|---|---|
피해자 의사 |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많음 |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가능 |
반의사불벌죄(폭행 등) | 처벌불원이면 사건 종결(공소기각) | 처벌불원이 아니므로 사건이 끝나지 않음 |
양형 | 유리한 사정으로 크게 반영 | 피해 회복 노력으로 참작되지만 합의보다 약함 |
민사 손해배상 | 합의 내용에 따라 정리 | 공탁 금액만큼 배상한 것으로 처리될 수 있음 |
법원은 형을 정할 때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는데(형법 제51조), 공탁은 바로 이 부분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 됩니다.
2025년부터 달라진 점
1. 판결 전 피해자 의견 청취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2025년 1월 17일부터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금전을 공탁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판결을 선고하기 전에 피해자 등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선고 직전에 공탁해 피해자가 반대 의견을 낼 기회조차 없게 만드는 이른바 '기습공탁'을 막기 위한 제도입니다.
2. 공탁금 회수 제한
같은 날부터 시행된 공탁법 제9조의2에 따라, 형사사건 피해자를 위해 공탁한 돈은 원칙적으로 다시 찾아갈 수 없습니다. 무죄가 확정되는 등 법이 정한 경우에만 회수가 가능합니다. 감형만 받고 돈을 되찾아 가는 '먹튀공탁'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공탁을 고려할 때 주의할 점
시기: 선고 직전 공탁은 피해자 의견 청취 절차 때문에 오히려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1심이든 항소심이든 변론이 끝나기 전에 여유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액: 피해 정도, 비슷한 사건의 배상 수준, 피해자가 요구한 금액과의 차이를 함께 고려해 정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적은 금액은 피해 회복 노력으로 평가받기 어렵습니다.
합의 노력 병행: 공탁은 합의가 안 될 때의 차선책입니다. 공탁 전후로 변호인을 통해 사과와 합의 의사를 꾸준히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 단계라면: 형사공탁 특례는 쓸 수 없으므로, 피해자 인적사항을 안다면 변제공탁을 검토하거나 수사기관·변호인을 통해 합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을 써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으면 저를 용서한 건가요?
아닙니다. 공탁금을 받는 것은 손해배상금을 받는 것일 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과는 별개입니다. 피해자는 돈을 받으면서도 엄벌을 원한다는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도 형사공탁을 할 수 있나요?
형사공탁 특례는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인 피고인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피해자 인적사항을 알 때 일반 변제공탁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공탁했다가 무죄가 나오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무죄가 확정되면 회수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갖춰 공탁소에 회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돌려주는 것은 아니므로 직접 청구해야 합니다.
공탁하면 집행유예나 벌금으로 바뀌나요?
공탁만으로 결과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죄의 무게, 전과, 피해자 의견 등 여러 사정과 함께 판단되며, 공탁은 그중 유리한 사정 하나로 반영됩니다.
변호사의 한마디
제가 형사재판을 변호하면서 형사공탁을 하는 경우는 보통 합의를 재판 막바지까지 진정성 있게 시도해 보고 그래도 합의가 성사되지 못했을 때 공탁을 진행했습니다.
그 중 선고형이 합의에 준하여 선처 받았던 사례는 공탁금이 합의금에 준할 정도로 높거나 합의절차를 진정성있게 했던 사건들이였습니다.
그래서 공탁은 그냥 무작정 하기보다는 합의절차를 진정성있게 시도해 본 후 그래도 안되었을 때 공탁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선처를 받을 가능성이 높으니 이 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공탁은 금액보다 시기와 방식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제도가 바뀌면서 선고 직전에 서둘러 하는 공탁은 효과가 크게 줄었습니다. 합의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단계라면, 재판 일정에 맞춰 공탁 시점과 금액을 미리 계획해 두시길 권합니다.
작성자: 유상배 변호사
⏺️ 법률사무소 백헌 대표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 법조 경력 17년
⏺️ 사법고시 출신, 검사 출신
⏺️ 대검찰청 우수 수사사례 검사 2회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