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합의금에 법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치료비, 일을 못 한 손해, 위자료를 합한 금액이 출발점이고, 죄명에 따라 합의의 "값"이 달라집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합의가 사건을 끝냅니다. 상해죄는 그렇지 않아서 합의가 형량을 줄이는 사정에 그칩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지나친 금액을 요구하면 공탁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양형기준은 공탁을 포함한 "실질적 피해 회복"을 처벌불원과 같은 특별감경인자로 봅니다.
합의금 액수가 크다는 것만으로 공갈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정당한 권리 행사라도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으면 공갈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입니다.
목차
관련 법 조문 한눈에 보기
폭행과 상해, 합의의 효과가 다른 이유
합의금은 어떻게 계산하나
상황별 Q&A
합의가 안 될 때: 공탁의 활용과 2025년 달라진 점
합의금 요구가 공갈이 되는 경계
상해진단서,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나
합의 전 체크리스트
법률사무소 백헌의 사건 진행 방식
자주 묻는 질문
변호사의 한마디
관련 법 조문 한눈에 보기
구분 | 근거 | 내용 |
|---|---|---|
폭행 | 형법 제260조 제1항·제3항 | 2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 |
상해 | 형법 제257조 제1항 |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반의사불벌 아님 |
특수상해 | 형법 제258조의2 제1항 | 위험한 물건 휴대 등.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
폭행치상 | 형법 제262조 | 폭행으로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상해죄의 예에 따름 |
처벌불원 시한 |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
공갈 | 형법 제350조 |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형사공탁 | 공탁법 제5조의2, 제9조의2 | 피고인은 피해자 인적사항을 몰라도 공탁 가능. 공탁금 회수는 원칙적으로 제한(2025. 1. 17. 시행) |
폭행과 상해, 합의의 효과가 다른 이유
형법은 사람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한 것을 폭행, 그로 인해 신체의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을 상해로 구분합니다. 멱살을 잡거나 밀친 행위는 폭행이고, 그 결과 타박상이나 골절이 생기면 상해 또는 폭행치상이 됩니다.
이 구분이 합의에서 결정적입니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수사 단계에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재판 단계에서는 공소기각으로 사건이 끝납니다. 반면 상해죄는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되므로, 합의는 형량을 정할 때 고려되는 사정에 그칩니다. 피해자가 요구하는 합의금이 같은 액수라도, 폭행 사건에서는 사건 종결의 대가이고 상해 사건에서는 감형의 대가라는 점에서 그 값이 다릅니다.
그래서 합의금 협상의 첫 단계는 금액이 아니라 죄명 확인입니다. 폭행으로 입건됐는지, 상해진단서가 제출되어 상해로 입건됐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집니다.
합의금은 어떻게 계산하나
민사상 손해배상은 세 항목으로 구성됩니다.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 같은 적극적 손해, 치료 기간 동안 일을 못 해 생긴 휴업손해 같은 소극적 손해,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입니다. 형사 합의금은 이 손해배상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의 대가가 얹힌 금액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따라서 적정 금액을 가늠하려면 다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진단 주수와 실제 치료 내역: 진단서상 2주인데 병원에 한 번 간 것인지, 입원했는지
피해자의 직업과 실제 소득 감소
사건의 경위: 일방적 폭행인지, 시비 끝에 벌어진 일인지
가해자의 전력과 경제 사정
양형기준에서 합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반영됩니다. 피해자가 진심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게 된 "처벌불원", 그리고 합의에 준할 정도의 피해 회복에 진지한 노력을 한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입니다. 둘 다 폭력범죄 양형기준의 특별감경인자입니다. 즉 피해자가 끝내 합의서를 써 주지 않더라도,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을 공탁하면 같은 감경인자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상황별 Q&A
Q. 술자리에서 한 대 때렸는데 전치 2주 진단서로 3천만원을 요구합니다.
A. 먼저 죄명을 봐야 합니다. 상해진단서가 제출됐다면 상해죄로 입건됐을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합의가 안 돼도 사건은 끝나지 않지만 공탁으로 감경인자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2주 진단의 통상적인 치료비와 휴업손해, 위자료를 계산해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하고, 거절되면 그 금액을 공탁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입니다. 3천만원이라는 요구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요구 과정에서 "직장에 알리겠다", "가족에게 찾아가겠다"는 말이 나왔다면 공갈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통화와 메시지를 보존해야 합니다.
Q. 서로 때렸는데 상대만 고소했고, 합의하지 않으면 저만 처벌받나요?
A. 쌍방폭행이라면 맞고소를 검토할 수 있고, 그 경우 양쪽 모두 피의자가 됩니다. 상대가 폭행으로만 입건됐다면 서로 처벌불원 의사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양쪽 사건을 함께 끝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만 한쪽에 상해 결과가 있으면 그쪽 사건은 합의로 끝나지 않으므로 사정이 달라집니다.
Q. 합의서에 서명하면 민사소송은 더 못 하나요?
A. 합의서에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추가 청구가 막힙니다. 다만 합의금이 실제 손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경우 손해배상 전부를 포기한 것으로 보지 않는 판례도 있습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합의금이 모든 손해를 포함한다는 점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합의서에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합의가 안 될 때: 공탁의 활용과 2025년 달라진 점
피해자가 연락을 거부하거나 과도한 금액을 고수하면 공탁을 검토합니다. 공탁법 제5조의2는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를 몰라도 법원과 사건번호만으로 공탁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 특례는 "피고인", 즉 기소된 뒤에만 쓸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피해자 인적사항을 알아야 일반 변제공탁이 가능합니다.
2025년 1월 17일부터 두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첫째, 법원은 피고인이 공탁한 경우 판결 선고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선고 직전에 공탁해서 피해자가 대응할 틈을 주지 않는 이른바 기습 공탁의 효과가 줄었습니다. 둘째, 공탁금은 무죄 확정 등 법이 정한 사유 외에는 회수할 수 없습니다(공탁법 제9조의2). 감형만 받고 돈을 찾아가는 일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공탁은 변론이 끝나기 전에 여유를 두고, 돌려받지 않을 금액으로 해야 합니다.
합의금 요구가 공갈이 되는 경계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고소를 유지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대법원은 준강간상해 고소 전에 5천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사건에서,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신고가 허위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고소권 행사와 관련된 발언으로 볼 여지가 크다며 공갈미수 유죄를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
그러나 한계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정당한 권리 실현의 수단이라도 그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으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유지해 왔습니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도19493 판결). 실제 피해와 무관한 별건 폭로, 가족이나 직장에 알리겠다는 협박, 제3자를 동원한 위해 암시가 결합되면 금액과 관계없이 공갈이 문제 됩니다.
반대로 가해자 쪽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양형기준은 합의를 시도하면서 피해자를 집요하게 괴롭히거나 부당한 압력을 가한 경우를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라는 가중인자로 봅니다. 합의가 급하다고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거나 반복해서 연락하면 감경이 아니라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해진단서,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나
합의금의 출발점인 진단 주수는 다툴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해진단서가 주로 피해자의 주관적인 통증 호소에 의존해 의학적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경우, 진단 일자와 발급 경위, 상해 부위와 피해자 주장의 일치 여부, 기존 신체 이상과의 관계, 이후 치료 경과를 종합해 증명력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사건 며칠 뒤에 발급된 진단서, 발급 후 치료 기록이 없는 진단서라면 상해가 아닌 폭행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고, 그렇게 되면 합의의 성격 자체가 달라집니다.
합의 전 체크리스트
확인할 것 | 확인 방법 | 권하는 대응 |
|---|---|---|
죄명(폭행인지 상해인지) | 출석요구서, 사건 조회 | 폭행이면 합의로 종결, 상해면 공탁 병행 검토 |
진단서의 신빙성 | 발급 일자, 치료 기록, 사진 | 사건 직후 발급이 아니거나 치료가 없으면 다툼 |
피해자의 요구 방식 | 통화 녹음, 문자, 메신저 | 협박성 발언이 있으면 보존, 대응은 변호인을 통해 |
적정 금액 산정 | 치료비, 소득 자료, 유사 사건 기준 | 근거 있는 금액을 서면으로 제시 |
합의서 문구 | 처벌불원, 민형사 이의 제기 포기, 합의금의 범위 | 세 가지가 모두 들어가야 추가 분쟁 방지 |
법률사무소 백헌의 사건 진행 방식
합의 협상은 감정이 앞서면 실패합니다. 저는 의뢰인이 피해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하고, 변호인이 피해자 측과 연락해 금액과 조건을 조율합니다. 그 과정에서 죄명이 무엇인지, 진단서를 다툴 수 있는지, 공탁으로 전환할 시점은 언제인지를 함께 판단합니다.
검사로 일하면서 합의가 처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어떤 합의서가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지를 직접 보았습니다. 상담부터 경찰 조사 동행, 변호인의견서, 재판 참석까지 대표변호사인 제가 직접 수행하고, 담당 변호사가 바뀌는 일은 없습니다. 자세한 소개는 변호사 소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피해자가 합의금을 받고도 처벌을 원한다고 하면요?
합의서에 처벌불원 의사가 적혀 있다면 그 의사표시는 유효하고, 한 번 철회한 처벌 의사는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그래서 합의서에 처벌불원 문구를 빠뜨리면 안 됩니다. 돈만 주고 문구를 받지 못하면 피해 회복으로만 평가됩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공탁을 할 수 없나요?
형사공탁 특례는 기소된 뒤에만 쓸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아야 일반 변제공탁을 할 수 있고, 모르는 경우에는 변호인을 통해 수사기관에 합의 의사를 전달해 두는 방법을 씁니다.
합의금을 분할로 주기로 했는데 중간에 피해자가 돌아섭니다.
합의서에 분할 조건과 처벌불원 의사를 함께 적었다면 처벌불원 의사표시 자체는 유효합니다. 나머지 금액은 민사상 채무로 남습니다. 분할 합의를 할 때는 처벌불원 의사가 첫 지급과 동시에 효력을 갖는지 문구로 분명히 해야 합니다.
상대가 공갈로 역고소하겠다고 합니다. 합의금을 요구한 제가 위험한가요?
손해에 근거해 금액을 제시하고 고소나 민사소송을 언급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다만 금액이 피해와 동떨어져 있고 폭로나 제3자 위해 같은 말이 섞였다면 위험합니다. 요구 과정의 모든 기록을 보존하고, 이후 협상은 변호인을 통해 하시기 바랍니다.
변호사의 한마디
합의금 협상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금액부터 따지는 것입니다. 먼저 죄명을 보고, 진단서를 보고, 그다음에 금액을 봐야 합니다. 폭행 사건에서 합의는 사건을 끝내는 열쇠이고, 상해 사건에서 합의는 여러 감경 사유 중 하나입니다. 피해자의 요구가 과하다고 느껴지면 감정적으로 맞서지 말고, 근거 있는 금액을 제시한 뒤 거절되면 공탁으로 전환하십시오. 그 과정의 기록이 곧 양형 자료가 됩니다.
마무리 요약
· 폭행은 합의로 종결, 상해는 합의가 감경 사유. 죄명 확인이 먼저
· 합의금은 치료비·휴업손해·위자료가 기준, 양형기준은 공탁 포함 실질적 피해 회복을 특별감경인자로 인정
· 2025년부터 공탁은 법원이 피해자 의견을 듣고 회수가 제한됨
· 액수 자체는 공갈이 아니지만 폭로·협박이 결합되면 공갈죄 가능(94도2422)
작성자: 유상배 변호사
⏺️ 법률사무소 백헌 대표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 법조 경력 17년
⏺️ 사법고시 출신, 검사 출신
⏺️ 대검찰청 우수 수사사례 검사 2회 선정
⏺️ 사법고시 검토위원, 변리사시험 검토위원
⏺️ 법무부 창조경제 혁신단 자문위원